꿈틀로 골목 한편, 도예 공방에서 흙을 빚는 권미분 작가는 꿈틀로 1기 입주 작가다. 시골에서 작업을 이어가던 중 도시재생사업으로 꿈틀로가 작가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2016년 12월, 인연을 맺었다. 처음 골목에 들어섰을 때는 빈 점포가 많고 다소 삭막한 분위기였다고 회상하지만, 그렇게 시작한 꿈틀로 생활은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겼다.
권 작가가 본격적으로 도자기를 시작한 것은 2019년. 원래 식물을 좋아했고, 집에서 흙을 만지다 그 매력에 흠뻑 빠졌다. 흙을 만지는 순간 잡념이 사라지고, 흙은 어느새 그녀에게 친구이자 행복한 작업이 되었다. 사실 2016년 꿈틀로에 들어온 이후에도 한동안은 기초 없이 그저 집에서 거친 흙을 만지며 지문이 없어질 정도로 몰두했다. 이후 명지대에서 유약 공부를 이어가며 실력을 쌓아갔다.
권 작가의 작품은 '연' 모티브를 중심으로 그릇과 앞접시 등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포항 불빛 미술 대전에서는 '등대와 해녀'라는 작품으로 공예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만 두 달이 넘게 걸렸다.
권 작가에게 흙과 식물은 편안함을 주는 존재다. 그녀는 아이들과 수업할 때, 더 쉽고 편한 재료를 택할 수도 있지만 굳이 흙을 고집한다. 아이들이 직접 흙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원래도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해 양재나 생활한복, 미싱을 이용한 생활 소품 만들기 등 다양한 작업을 해왔고, 공방 운영 초기에는 자정이 넘도록 뒷정리를 하며 애정을 쏟았다. 사람들이 공방에 와서 힐링하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문을 연다. "정이 너무 들어서 이제는 떠날 수가 없다"고 말한다.
권미분 작가는 작업 못지않게 꾸준한 봉사활동으로도 귀감이 되고 있다. 2001년부터 햇빛마을에서 시작해서 현재까지 기독 병원에서 꾸준히 봉사를 해왔다. 오랜 시간 이어온 나눔의 실천 속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다.
처음엔 3년 정도만 머물 생각으로 시작한 꿈틀로 생활이었지만, 흙과 나눔으로 채운 10여 년의 시간은 권미분 작가를 이 골목에 깊이 뿌리내리게 했다. 앞으로도 그녀는 흙을 매만지며, 사람들과 나누는 삶을 이 골목에서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