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훈 작가님 글
차재훈 작가님은 1982년부터 사진 작업을 이어오며 자신만의 시선으로 자연과 삶을 기록해 온 작가입니다. 최근에는 「형산江 노닐記」 사진전을 열고, 지난해에는 청포도다방 에서도 전시를 열며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말보다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카메라 하나만을 들고 다니며 식물을 돌보고, 자연이 건네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작업을 이어갑니다. 특히 자신이 찍은 사진을 땅에 묻어 자연이 만들어내는 흔적을 다시 작품으로 바라보는 작업을 통해 의식의 확장과 자연의 힘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에게 사진은 단순히 대상을 담아내는 일이 아닙니다. 사진 속에 담긴 감정과 경험은 결국 사진을 찍은 사람만이 온전히 알 수 있으며, 사진의 가치는 개인의 시선과 감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AI가 사진을 마구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이지만 이러한 개인적인 가치는 쉽게 대체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특히 한 장의 사진을 통해 당시의 감정을 되짚어보는 순간, 사진은 삶과 맞닿아 있는 매체가 됩니다. 거리의 한 여인을 찍었던 사진에서는 그때 느꼈던 먹먹한 감정이 오래도록 남았고, 그 순간의 마음을 담아 제목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사진은 내가 담고 싶은 모든 것을 마음대로 담을 수 없기에 더욱 묘하고 어려운 작업입니다. 색과 빛, 순간과 감정을 다루는 사진의 세계는 그만큼 넓고 깊습니다. 작가님은 하나의 정답이나 관점으로 사진을 바라보기보다 자신만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세상이 끊임없이 비교를 통해 사람과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작가님. 그래서 지금은 무엇보다 모든 것을 즐기며 자연이 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책 한 권을 읽는 것보다 때로는 길가의 작은 풀 한 포기를 바라보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차재훈 작가님의 사진은 거창한 대상보다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순간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