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안성용 작가님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83년에 사진을 시작하셨다. 이후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셨고, 30년 넘게 사진 작업을 이어오고 계신다.
1990년부터 2001년까지는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사진을 담당하며 학교의 다양한 홍보 사진을 촬영하셨다.
안성용 작가님의 대표 작업은 포항 송도다. 2007~2008년 무렵 특히 집중적으로 촬영하셨고,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송도의 모습과 그곳 사람들의 삶을 오랫동안 담아오셨다.
30년 넘게 사진을 찍어오신 작가님께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여쭤보았다. 처음엔 "사진은 언어다"라고 하셨고, 다음엔 "사진은 빛으로 하는 예술이다"라 하셨으며, 이후에는 "사진은 마음이다"라 하셨다. 그리고 지금은 "사진은 인생이다"라고 답하신다. 답을 거듭할수록 명쾌해지기보다 오히려 더 혼란스럽고 복잡해졌다고 하셨는데, 인생 자체가 원래 그렇게 어렵고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사진이 뭔지 완전히 알게 될 때쯤이면 이미 인생은 다 지나가 있을 것 같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꿈틀로에 자리를 잡고 여러 작가님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조금씩 둥글둥글해져 가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하셨다. 그 안에서도 예전의 날카로움을 어떻게 지켜갈지 스스로에게 계속 묻고 계신다.
사진 앨범을 보여주시며 필름 한 롤에 서른여섯 컷이 들어가고, 앨범 한 권에 그런 롤이 삼백 개가 들어있다고 설명해주셨다. "사진을 한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1년에 필름 2,500롤은 찍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정도면 필름과 인화 재료값만 해도 억대에 이른다고 하셨다.
30년 넘는 시간 동안 찍어온 수많은 사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을 여쭤보았을 때, 작가님이 첫 마디로 꺼내신 이름은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친구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찍어드릴 기회가 있었는데, 그날 대통령이 작가님께 건넨 말은 "어떻게 하면 되니", "충분히 찍었니", "더 필요한 게 있니" 이 세 마디였다. 사진 찍는 사람의 입장을 먼저 헤아려준 그 배려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고 하셨다. 이날의 말은 캘리그래피로 남겨 지금도 간직하고 계신다.
작업 대부분이 흑백인 이유를 여쭤보니,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흑백으로 배웠고 그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뿐이라고 답하셨다. 디지털 작업도 즐겨 활용하시며, 결과물은 얼핏 비슷해 보여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그 속을 이루는 재료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말씀하셨다.
경주 솔거미술관에서 열린 전시에서 만난 박수근 화백의 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하셨다. "예술은 고양이 눈빛처럼 쉽사리 변하는 것이 아니라, 한곳을 계속 변함없이 바라보는 것이다." 이 말에 깊이 공감하시며, 무언가를 제대로 바라보려면 최소 50년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시간만이 그것을 검증하고, 시간만이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30년 넘게 한자리, 한 곳을 바라봐 온 작가님의 걸음도 그 믿음을 따라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