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정 작가님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처럼 삶을 살아왔습니다.
글씨보다 그림을 먼저 그리기 시작했던 작가님은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는 생각을 품고 계셨습니다.
중학교 시절 미술 선생님의 도움으로 미술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이후 계명대학교 서양화과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미술의 길을 걸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포항에 자리 잡은 뒤 전시와 미술학원 활동을 이어갔으며, 여러 미술 단체에 가입해 꾸준히 작품을 그려왔습니다.
그렇게 약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작가의 길을 이어오며 자연과 산, 바다와 물을 주요 소재로 작업해왔습니다.
작품의 주제는 계속 변화했지만, 지나고 보니 자연을 바라보며 자신의 내면을 표현한다는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에서 중요한 전환점은 30대의 힘든 시기를 지나며 찾아왔습니다.
약 1년 동안 바쁜 일상으로 인해 그림을 그리지 못하다가 무심코 낙서처럼 그린 그림에서 오히려 강한 생명력을 느꼈고, 그때부터 ‘칼을 든 여자’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여전사의 모습은 단순한 인물이 아니라 ‘나에게도 내 안의 칼이 하나 있다’는 의미였고, 작가님에게 그림은 삶을 버티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힘이자 자신을 지키는 칼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숲이 가진 에너지와 산과 물, 그리고 칼을 든 여성을 함께 표현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갔습니다. 편안한 시기에는 풀과 숲을 그리기도 했지만, 작품에서 재미를 잃을 때마다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며 새로운 방향을 찾아갔습니다.
때로는 그림에 천을 오려 붙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을 확장했고, 50대 이후에는 다시 한번 ‘칼을 빼어낸’ 듯한 강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2년 서울 인사동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지금까지 약 6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포항을 비롯해 서울에서도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성장한 뒤 진행한 개인전과, 관객들과 주고받은 피드백은 작품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과 방향을 정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꾸준히 전시에 참여하며, 그림을 ‘숙제’처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는 삶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레전드(전설)’이라는 주제로 한 개인전을 준비하는 한편,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작업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갤러리를 운영하며 7년째 매년 한 차례씩 청년 작가들을 위한 전시를 열어 새로운 작가들의 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방황하고 변화를 거듭하면서도 자신만의 뚝심으로 그림을 이어온 최수정 작가님. 자연과 여성, 그리고 ‘칼’이라는 상징을 통해 자신의 삶과 에너지를 표현해온 작가님의 작품에는 결국 그림을 통해 다시 힘을 얻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온 한 사람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