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숙 작가님의 작업실에는 재료의 경계가 없다. 도자기 위에도, 은분과 금분을 올린 한지 위에도, 나무 위에도, 캔버스 위에도 그림이 놓인다. 무엇에 그리느냐보다 무엇을 그리느냐가 먼저인 분이다.
그 '무엇'의 첫 자리에는 모란이 있다. 이유를 여쭤보니 답은 단순했다. 우연히 본 모란이 너무 예뻤다는 것이다. 그 한 번의 마주침이 지금까지 작가님을 모란 앞에 붙들어 두고 있다. 모란 다음은 연꽃이다. 작가님은 연꽃 108송이를 그려 개인전을 여셨다. 그리고 세 번째로 동백이 있다.
그림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그리셨다. 다시 붓을 든 것은 따님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무렵, 그 학교에서 열린 취미반을 수강하면서였다. 그 시절 읽은 마티스와 피카소의 글이 머리에 박혔다고 하신다.
처음 그린 유화는 풍경이었다. 그런데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하셨고, 그 뒤로 화면은 디자인적인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민화를 배울 때도 비슷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그림을 그리다 보니 수업의 방식과 맞지 않았고, 결국 수업을 나와 자신의 방식으로 그리는 길을 택하셨다. 틀을 익히는 것보다 틀 밖에서 자기 그림을 찾는 쪽이 작가님께는 더 자연스러웠던 셈이다.
작가님은 꿈틀로 1기 작가이기도 하다. 주변의 권유로 발을 들인 것이 시작이었고, 그 뒤로 지금까지 이곳에서 작업을 이어오고 계신다.
여러 재료를 오가지만 가장 즐거운 순간을 여쭤보면 답은 한결같이 유화를 그릴 때다. 앞으로도 모란을, 유화로 계속 그려 나가실 예정이라고 한다. 우연히 만난 꽃 한 송이에서 시작된 그림이 어디까지 피어날지, 꿈틀로에서 오래 지켜보고 싶다.